[태국 치앙마이 공정여행④] 치앙마이 대학, 여성학 센터
태국에는 빨래비누가 없다고??
공감만세 코디네이터 '마빈'

:군대를 갓 제대하자마자 공감만세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만화를 그리는 마빈은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항상 충만합니다. 공감만세에서는 태국 프로그램 길잡이, 공감만세 만화 제작과 모태 솔로를 맡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2년 간 살았던 특이 경력의 소유자. 농담처럼 가벼우면서도 때론 묵직한 이야기들을 쏟아낼 그를 주목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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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에서 맞은 여성의 날

  오후에는 치앙마이 대학의 ‘여성학 센터(women studies center)’를 방문했다. 치앙마이 대학은 SCI(Science Citation Index: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 논문 수나 국제적인 대학 평가 순위로도 서울대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대학이다. 태국 내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명문이다.

  여성학 센터 안에 들어가니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의 NGO 단체 사람들이 대거 온다는 얘기를 듣고 만반의 준비를 한 느낌이었다. 넓은 회의실에서 센터 연구원, 조사 과정 연구원, 여성학 박사 과정에 있는 대학원생이 우리를 맞았다. 내가 여행 온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진지한 분위기. 근데, 여행은 가벼워야만 한다고 누가 그랬던가? 그래, 이런 배움도 여행의 일부다.




  파니사야(Panisaya Atijitta:여성학 센터 대학원생)의 진행으로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었다. 1969년에 설립된 이곳은 청소년 프로그램, 국제 캠프, 여성의 사회․정치적 참여 개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은 ‘여성의 날’이었다. 치앙마이 시내에서는 길거리 행진을 하고 꽃바구니를 강에 띄워 보내는 행사를 한다.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보내던 여성의 날을 태국에 와서 의미 있게 보내며 열심히 그들의 대화를 통역했다.

  대화는 양성평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지역과 정당의 고위직에는 여성들의 수가 적은 편이나, 전반적인 일자리 내에서는 성비 간 비율이 비슷하며, 조직 내에서도 능력에 의해 평가받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한국보다 여성의 지위가 높은 데는 태국이 전통적으로 모계사회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이는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 아닐까.

  정치 분야에서는 태국 또한 여성의 지위가 낮은 편이다(여성 국회의원 비율 10%). 여성학 센터에서는 고위직이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여성 참여권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 양성평등과 관련된 법안이 제출되었는데, 이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 한다.

  파니사야는 이렇게 말했다. 결국 정책보다 중요한 것은 “남녀가 서로 존중하는 것이 아닐까요?”



빨랫비누가 없다구?

  센터를 나온 우리들은 자원봉사를 하러 온 치앙마이 대학 영문학과 학생들과 함께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캠퍼스를 거닐었다. 영문학과나 사회복지학과 등의 일부 전공을 듣는 학생들은 시민단체에서 인턴을 일정 기간 이수하게 되어 있다. 우리와 함께 한 친구들은 시민단체나 NGO에서 인턴이나 자원봉사를 하는 것에 굉장히 익숙해 보였다.

  치앙마이 대학은 특이한 점이 1학년은 무조건 기숙사 생활을 시킨다는 것이다. 대학교 매점에 가보자고 해서 들른 곳은 굉장히 컸다. 계산대도 4~5대나 있는데, 이를 보고 학교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태국엔 가루비누만 있고 빨랫비누가 없다는 것이다. 여행 중 속옷이나 양말을 빨기 위해 구입하려 했지만 자원봉사자 으어(Eur Sirikanya 치앙마이 대학 영문학과)는 빨랫비누를 써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여행자들은 모두 “어떻게 그게 없을 수가 있지?”라며 의아해했다. 우리에겐 너무 익숙하지만, 타인에게는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 우린 스스로의 기준에 너무나 익숙해 있는 것이 아닐까?

  참가자 모두 궁금해했던 중앙도서관은 방학 기간인 관계로 일찍 문을 닫아, 정문 앞에서 서성이다 돌아와야 했다. 그 아쉬움을 달래 준 것은,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은 캠퍼스 호수가 보이는 잔디밭에서 먹는 노점 음식이었다. 식빵으로 아이스크림을 감싼 특이한 음식이었다.

  털털거리는 쏭테오(작은 지프차를 개조한 대중교통수단)를 타고 YMCA 호텔로 돌아오는 길.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내일은 새벽시장에 가야 하므로 억지로 뒤척임을 멈추고 잠을 청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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